카테고리 없음

청풍조객의 잉어낚시 season2 제3부 - 강 낚시를 하다

청풍조객 2012. 12. 16. 13:42

 

"따르릉 ~ "

어느 저녁무렵 일할 준비를 부산히 하는중 뜬금없는 전화가 왔다..

고교 동창인 M사장이다..

 

"어, M사장?  날세.."

"이리 전화하기가 힘들어서 원.."

"미안허이, 자네는 꼭 내가 일하는시간에 전화를 하네그려, 허허.."

"타국에서 어쩌다 시간나면 전화하는거지,  전화받는사람 사정 살필 이유가 없는거 아녀?'

 

퉁명스럽지만, 왠지 자신감있는 목소리다..

옳거니, 물건을 구해 놓았구나..

이제, 2~3일 뒤면, 새물건을 받는 즐거움이..

 

정확히 이틀뒤 주문한 물건이 일본EMS편으로 내손에 떨어졌다..

Shimano사의 신제품, 울테그라 PG..

지깅낚시의 시대가 바야흐로 개막되던 2000년대 초반, 일본유수의 낚시회사들이,앞다투어  

라이트(Light, 경량)지깅릴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나는 이물건이 우리낚시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 했던 것이다..

 

자, 이제 줄감고 나서기만 하면 되는 일..

새도구와 같이 낚시를 나가는 기분은 오직 우리 꾼들만 맛볼수있는 행복한 일이 아니었던가..

 

몇년간 댐낚시에 몰두했던 나는 세기가 바뀔무렵(1998년 이후) 정말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첫번째가, 폭이 좁고 물살이 제법있는 충주댐 지류에서도 잉어낚시가 쏠쏠하게 된다는 사실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고,

두번째는, 2000년대 초반에 들어 인터넷에 낚시클럽이 생겨나기 시작해서 처음으로 낚시동호회 라는 곳에 가입하게 된 일이었다..

이 두가지 사건으로 인해 지금까지 해왔던 낚시의 기술적인 패턴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으며,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새로운

사람들을 여럿 만나게 된 것 이었다..

 

인터넷 낚시모임은 역시 사람들의 모임이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며, 아직까지도 그리 좋지않은 기억이 남아있다..

이 이야기는 다음편 쯤에서 소상히 기억나는대로 풀어 가보기로 한다..

 

 

 

                   Shimano Ultegra 6000PG 초기모델 (2002)

 

 

 

 

확률은 떨어지지만, 한번 후킹이 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대물의 강력한 손맛과 ,

계절이 바뀔때마다 특색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좋아 댐낚시만 해왔고,

아니, 솔직히 잉어낚시는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었다..

 

그런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그 댐의 지류로 모여든 고기를 수월히 잡아내는것을

알게 되었고, 시간이 늘 넉넉지 않았던 내게 아주 매력적인 낚시로 다가왔던 것이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서, 비로소 남한강을 이루게 되는 남한강 최상류 지역, 매년 3월초 이른봄부터,

산란을 위해 올라온 고기를 만날 수 있는 영월군간 지역과,

강원도 주천을 휘감아 흐르는 서만이 강과 그 강의 최하류 지역인 후탄인근(사실은 남한강상류)

제천과, 강원도 치악산 자락에서 발원한 물이 제천인근에서 합쳐져 충주댐으로 흘러들어가는 제천천 유역등이 나의 주 낚시터가 되었다..

이런 지류들은 오히려 제천 집에서 댐 본류권 보다 거리도 짧아 왕복시간도 줄었고  강낚시터의 특성상,

물가에로의 접근성도 계절에 따라 수위변동이 심한 댐 본류권 보다도 훨씬 용이했다..

 

낚시터가 바뀌자, 낚시채비도 자연스레 바뀌기 시작했다..

우선, 스풀이큰 원투릴이 중형릴로 바뀌게 되었는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크기는 중형이지만, 강력한 집행력이있는

라이트 지깅릴인 PG 시리즈로 바뀌게 되었고, 원투대는 짧고 휨새도좋으며

비교적 재질이 질긴 민물릴대로 점차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채비는 돌투성이의 바닥과 칼바위가 드문드문 서있는 폭좁은 강 상류 에서 안전한고 확실한 랜딩을 위해서,

원줄의 호수가 굵어지고, 긴 목줄사용을 지양하고, 짧고 튼튼한 목줄로 변화했으며,  바늘도 같은호수에서도

상대적으로  튼튼한 바늘을 사용하게 되었다..

물론, 거의 전유동 이었던 추는 반유동, 혹은 고정 묶음추로 바뀌게 되었다..

 

 

글로 적어놓으니, 몇줄 안되지만, 이런변화가 완성 되기까지는 약 5년여가

소요 되었던 것 이었다..(98년도 ~ 2002~3년)

 

글 머리에서 잠깐 언급했던 고교동창 M사장이 내 낚시도구의 변화에 큰 일조를 하게되었다..

M사장은 대학졸업후 당시 국내 굴지의 낚시회사를 다니다 독립해서 일본에 직접 낚시도구를 수출하는

오퍼상으로 출발해 이제는 중국현지에 낚시관련 공장을 몇 개 운영하는 업계의 거물이 되었다..

 

 

M사장이 거래하는 일본업체는 일본에서 그 규모가 두 번째 정도 되는 대형 낚시 도매상 이었는데,

일본 전국에 50여개의 점포를 거느린 대단히 큰 규모의 회사 이며,

일본 굴지의  낚시제조사인 Shimano사나, Daiwa사의 거대 바이어이므로,

내가 필요한 낚시도구 몇 개 따위를  준비하는것은 그야말로 일도 아니었고,

낚시업계의 유통구조상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을수 있었다..

나는 지금도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서,

일본 메이져 회사의 물건을 구매할 수있는 사람이나, 업체는 거의 없다고 생각이 된다..

 

 

낚시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지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낚시도구를 전달 할수 있었던 것은 M사장이 전적으로

도와주었기 때문 이었는데, 우리낚시의 특성상 동일한 제품의 릴이나 대를 지인들의 요구로 다수 주문할 경우 처음 몇 번은

일본 도매상으로부터 장사꾼으로 오해받는 웃지못할 일도 더러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일본현지에서는 동일인이 똑같은 제품을 몇 개씩 구입하는 경우는

도.소매상 말고는 거의 없는 일 이었으므로 물건을 파는 종업원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았던 일이 당연 했으리라..

 

 

 

나는, 내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입/사용해왔다..

위에서 언급 했듯이 낚시터가 바뀌면서 장비 일체가 변화 되었고, 그 과정이 몇 년이 걸렸으며,

장비변환을 하는동안 자연스레 이런저런 물건을 접하게 되었고, 그런 가운데

낚시도구의 특성뿐 아니라 제작방법/유통구조/가격등에 대한 지식이 쌓이게 되었는데,

이게, 참 반드시 좋은 일 만은 아니었던것 같았다..

 

 

차라리, 처음부터 어떤물건의 내력을 몰랐으면, 그 물건이 마음에 들면 부르는대로 지불하고

사버리면 그만이지만, 일단, 그 물건의 내력을 알고나면 가격이 마음에 들지않아

쓸데없는 고민을 하게 되는것 이었다.. 인간은 어쩔수 없는가 보다..

 

어쨋든, 그 당시부터 내 낚시의 패턴이 과거와는 사뭇다르게 전개 되었고,

드디어, 한 인터넷 잉어낚시 동호회에 자연스레 참여하게 되었던 것이다..

 

청풍조객의 잉어낚시 season2  제 3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