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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조객의 잉어낚시 Season2 제4부(완결) - 인터넷 동호회

청풍조객 2014. 12. 7. 14:59

이곳 시골에서 혼자 낚시 한게 어언 7~8년이 넘어가고 있을무렵

잉어낚시 장비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던 중, 관심이가는 사이트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잉어사X" 이라는 사이트 였다..

 

당시(2000년대 초반) 에는 아마도 잉어낚시 사이트 로써는 가장 큰 사이트였고, 과연 그 이름답게  여러사람들이 모여,

낚시 정보도 교환하고, 친목도 다지는 등 활력있게 운용되는 사이트 였던것으로 기억 된다.

어쨌거나, 궁금한 마음에 회원가입을 하고 가입인사를 하고, 회원이 되어 게시물 들을 읽을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다소 낯설기도 하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넷상으로 안면을 트고 지낸다는게 왠지 쑥스러워,

게시물을 직접 올린다든지, 다른회원의 글에 댓글을 달아준다든지 하는 일은 도통 엄두가 나지 않았다..

또한, 게시물 중에 비경의 낚시터라고 소개되는 곳이 이미 내가 섭렵을 끝낸 곳 이 대부분 이었고,

새로운 낚시 방법 이라던가, 낚시도구 소개등은 그저 한두 종류를 빼고는 그리 만족할 만한 정보들이 아닌지라(물론, 내 판단에)

그저, 어쩌다 한번씩 들려 소위 눈팅이나 하면서 눈에 띄는 활동은 하지 않았었다..

 

어느 날 인가, 그 사이트를 접속 하던 중 어느 회원이 이곳 사정을 애타게 묻고 있는 글을 발견하고,

몇 번 을 망설인 끝에 연락처를 포함해서 짤막하게 글을 한개 올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글로 인해서 내 낚시 여정이 크게 달라지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으니..

 

                                  동호회 모임 - 섬강 취병소

 

그해 가을이었나?

어느 날 오후 낯선 목소리의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전화내용인 즉, 잉어낚시 동호회를 새로 만드니,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고,

전화를 걸어온 이는 하이텔 시절부터 잉어낚시 동호회 활동을 했던 모씨 였다.

 

 

그 후 몇 달간 사이트를 만들고 회원들도 만나는 등 부지런히 그 사이트에서 활동을하게 되었는데,

그 사이트가 바로 “대X잉어” 라는 사이트였고, 당시 불고 있던인터넷 열풍과 잉어낚시 정보 자체에 대한 절대부족 등의

환경을 등에 업고 사이트를 만들고 채 1년도 되지 않아 전국 최대의 잉어낚시 사이트가 되었다.

 

 

잉어낚시의 특성상 한 장소에서 여러 사람이 낚시를 동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잉어낚시 사이트 라는것이 아무래도 한정적인 운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정회원과 비회원의 차이가 존재 했었으며, 낚시터 정보라던가, 최신 낚시도구정보등 

소위 기밀사항들의 전달이 회원별로 차별적으로 적용 되었던 것이다.

 

 

현재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예를 들어 받침틀 제작방법 이라던가, 특정 지역의 실시간 조황등

그리 대단 하지도 않은 사항들을 정회원들만 공유 하게 되었고, 내 자신도 당시에는

그런 것들을 소수만 알고 있다는 생각에 뭔가 차별의식을 느끼기 조차 했었으니,

지금 생각 하면 참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비단, 잉어낚시 동호회 뿐만 아니라 수많은 여러종류의 모임에서 우리는 종종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외부와 의식적으로 차등을 두고

자신이 속한 모임을 격리시켜 그안에 안주하려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더러 들기도 한다.

왜 그럴까?

 

어쨌든 그 사이트는 바야흐로 모임의 전성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가입하는 회원들도 많아지고, 회원들간의 소통도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으며,

게시글의 양 뿐 아니라 질(?)도 점차 향상 되었다.

또한, 전편에서 언급 했던대로 친구인 M사장의 도움으로 수입낚시용품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장사를 목적으로 하는 공동구매가 아니므로 마진이라는게 존재 하지않는 가격)

회원 들에게 공동구매의 형식으로 공급하게 되자 사이트는 감당 할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

 

 

사이트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여러사람들과 자연히 어울리게 되었고, 그중 몇몇은 현재 까지도 내 조행길의 평생동무가 되었으니,

내가 인터넷 활동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보람이 되었음에 틀림없다고 지금도 확신 하고있다..

 

 

하지만, 개중에는 자기의 영리를 위해 동호인들을 이용하고, 모임에서 자신의위상을 높이기 위해 회원들을 이간질 시키고,

반목케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더러 있었다.

 

 

동호회에 관한 내 입장은,

 

첫째로,

개인의 이익을 위해 동호회를 이용 한다는 것은 내 정서와는 너무나 큰거리가 있었고,

그런 친구들과는 정말로 말 한마디 하는것 조차 부담 스러운 일이였으며, 결국 이런 사람들 때문에

동호회 전체가 들썩이게 되어 얼마되지않아  이 동호회는 결국 사라지게 되었으니, 정말로 개탄할 노릇이 아닐 수없는 것이다..

 

 

둘째로,

나는 어떤 모임에서든지 어느정도의 위치나 자리라는 것은 모임을 구성하고있는 다른 구성원들이

만들어 주는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 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늘 모임에서는 자신만이 중요하고, 모임이 자신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갖고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기마련이다..

이런 친구들은 자기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무리를 하기 마련이고,

결국 이런 친구들이 모임의 분열을 조장 하게 되는 것 이기도 하다..

 

 

돌이켜 보면, 내 낚시여정에서 차라리 그 모임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더러 들 때가 있어 지금도 실소를 금할 길이 없기도 하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평생의 낚시 동지 몇몇을 만나게 해준 모임 이었다는사실에 한편으로는 고마운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에, 불편했던 기억들은 가급적 잊어버리고, 좋은 면 만 보면서 지금도 큰 위안으로 삼고 지낸다..

 

 

동호회 이야기는 아직 활동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다수이기 때문에 실명을 거론 한다든가, 구체적 사실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때로는, 좀더 시간이 지나 훗날에  이 모든 일들이  좋았었던, 그렇지 않았었던 간에,

과거의 기억 한편에 남아 옛일을 회상하는 좋은 테마가 될것이라는 생각에는 지금도  의심의 여지가 전혀없다..

 

 

청풍조객의 잉어낚시 Season2  제 4부(완결) 끝.